우울증
우울장애, 항우울제, 치료저항성 우울
우울증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뇌와 몸, 그리고 삶의 사정이 함께 만들어내는 병입니다. 이 자리에는 우울증의 진단 기준과 경과, 흔히 쓰는 약이 실제로 얼마나 듣는지, 약 말고 검증된 다른 방법은 무엇이 있는지를 정리한 글을 모았습니다. 특히 "약을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하나", "상담만으로는 안 되나"처럼 진료실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에는 원 논문의 숫자를 그대로 옮겨 답하려 했습니다. 지금 바닥에 계신 분이라면 긴 글을 다 읽지 않아도 되도록, 각 글 맨 위에 핵심만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울고 나면 후련해진다는 말, 90분 뒤에야 사실이 됩니다
실험실에서 사람을 울려 놓고 기분을 재면 오히려 더 나빠집니다. 그런데 설문에서는 대부분이 울면 후련하다고 답합니다. 이 정반대 결과가 한 연구에서 시간축으로 풀렸습니다. 울음 직후가 아니라 90분 뒤에 기분이 기저보다 좋아졌거든요.…
항우울제, 어떻게 줄여야 덜 아플까 — 마지막 한 칸이 제일 큰 이유
감량은 용량을 반씩 자르는 산수가 아닙니다. 뇌가 받는 변화는 용량에 비례하지 않아서, 똑같이 한 칸을 줄여도 끝으로 갈수록 낙차가 커집니다.…
남의 비밀을 잔뜩 안고, 저는 매일 저녁을 먹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이 배우자에게도 안 한 이야기를 몇 분 만에 꺼내는 순간이 있습니다. 정신과 의사는 그 비밀들을 혼자 안고 퇴근합니다.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쌓여가는 이 직업의 이상하고 무거운, 그러나 이상하게 영광스러운 무게에 대하여.
뇌에 전극을 심는 마지막 치료, 뇌심부자극술(DBS)
약도, 상담도, 전기경련치료(ECT)도 듣지 않는 우울증·강박증의 마지막 선택지. 뇌 깊은 곳에 전극을 심고 가슴에 넣은 배터리로 전기를 흘려보냅니다.…
WHO는 번아웃을 질병으로 분류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ICD-11은 '우울·불안·적응장애면 이 코드를 쓰지 말라'고 못 박아 두었습니다. 유병률이 0%에서 80.5%까지 튀는 이유, 자가진단 점수가 왜 진단이 될 수 없는지(척도를 만든 쪽이 총점 계산을 금지했습니다), 그리고 이 이름이 무엇을 가…
우울증엔 운동이 최고라는데, 왜 진료지침은 조심스러울까
걷기와 조깅이 항우울제보다 높은 효과크기를 받은 BMJ 네트워크 메타분석이 화제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논문이 그 숫자 옆에 '신뢰도 낮음'을 적어 두었고, 코크란 리뷰는 13년째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자석으로 우울증을 치료한다는 TMS, 광고가 말하지 않는 것
머리에 코일을 대고 자기장을 쏘는 비침습 치료입니다. 마취도 입원도 없다는 원리와 실제 시술 과정, 위약 대비 효과의 정직한 숫자, 부작용과 비용, 그리고 ECT·케타민과 어떻게 역할이 갈리는지 짚었습니다.
3일 만에 듣는 먹는 산후우울약이 나왔습니다 — 그런데 일반 우울증엔 거절당했습니다
미국이 2023년 승인한 주라놀론(주르주베)은 최초의 경구용 산후우울증 치료제입니다. 항우울제가 4~8주 걸리는 데 비해 3일째부터 듣고 14일 만에 끝나죠. 그런데 같은 약이 같은 날 일반 우울증에는 거절당했습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아도, 당신은 나쁜 엄마가 아닙니다
출산 후 이유 없이 눈물이 나고 아기를 봐도 기쁘지 않다면. 산후 우울감(baby blues)·산후우울증·산후정신병은 어떻게 다른지, '아기를 해칠까 두려운 생각'의 정체는 무엇인지, 선별검사(EPDS)와 수유 중에도 비교적 안전한 치료, 그리고 아빠…
심장병 환자의 우울증, 인지행동치료(CBT)는 답이 될 수 있을까
심장이 아픈 사람이 마음도 함께 무너지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오히려 흔한 편입니다. 심장에 피를 보내는 혈관이 좁아지는 병(관상동맥질환)을 앓는 사람 열 명 중 네다섯 명이 우울증 진단 기준에 들어맞고, 가벼운 우울감까지 세면 열 명 중 일곱 명이…

머리에 약한 전류를 흘리는 우울증 치료, 어디까지 믿을까
두피에 전극을 붙이고 아주 약한 전류를 흘려 뇌를 자극하는 tDCS. 전기충격요법이나 자기자극(TMS)과는 또 다른 치료입니다. 요즘은 집에서 혼자 쓰는 기기까지 나왔지만, 정말 효과가 있는지, 약을 대체할 만한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장(腸)이 마음을 바꾼다? 우울증과 장내 미생물의 연결고리
"속이 편해야 마음도 편하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최근 과학은 이 오래된 직감에 진지한 근거를 붙이고 있습니다. 우리 장 속에는 수십조 마리의 미생물 이 살면서 소화뿐 아니라 면역, 호르몬, 심지어 뇌 기능에까지 영향을 줍니다.…
거짓말탐지기는 거짓말을 잡아낼까 — 정직한데 긴장한 사람이 가장 불리합니다
뉴스에서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 거짓 반응'이라는 문장을 자주 봅니다. 그런데 이 기계가 재는 건 거짓말이 아니라 긴장입니다. 거짓말에 고유한 몸의 신호는 없다는 게 미국 국립과학원의 결론이고, 한국 대법원도 같은 이유로 증거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어떤 환자를 더 좋아합니다
정신과 의사도 사람이라 어떤 만남은 반갑고 어떤 만남은 버겁습니다. 그 감정을 없는 척하는 대신 알아차리는 일이 왜 치료의 일부인지, 진료실에선 차마 못 한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약이 안 들으면 어떻게 하나: 치료저항성 우울증의 다음 단계
첫 항우울제로 낫는 사람은 셋 중 하나가 조금 넘습니다. 나머지는 실패한 게 아니라 원래 여러 단계를 거치는 병입니다.…
가르치는 척은 제가 했지만, 배우는 쪽은 늘 저였습니다
명함에는 '치료'라고 적혀 있지만, 진료실에서 실제로 더 많이 배우는 쪽은 저입니다. 병을 안고 사는 법, 견딘다는 게 뭔지, 회복이 어떤 얼굴인지 — 교과서에 없던 걸 환자분들이 저에게 가르쳐준 이야기.
'나는 우뇌형이라 창의적'이라는 말 — 뇌 1,011개를 스캔했더니 그런 사람은 없었습니다
좌뇌형은 논리적이고 우뇌형은 창의적이라는 이야기, '우뇌 계발'·'전뇌학습' 같은 교육 상품까지 있습니다. 그런데 1,011명의 뇌를 스캔한 연구에서 한쪽 뇌를 지배적으로 쓰는 사람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고백하자면, 저도 진료실에서 몇 번 목이 멘 적이 있습니다
의사는 감정에 휘둘리면 안 된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야기 앞에서는 저도 목이 메고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그 울컥함을 참아야 하는지 보여도 되는지, 그 사이에서 매번 흔들리는 마음을 진료실에선 차마 못 한 채로 적어 둡니다.
의사 가족이라 든든하시겠어요 — 정작 내 식구가 아프면 저는 제일 쓸모없는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의사 가족이면 든든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제 식구가 아플 때, 저는 진료실의 그 침착한 의사가 아니라 겁먹은 보호자가 됩니다. 다 알기에 오히려 더 불안한 역설과, 그래서 제가 배운 이상한 처방에 대해.
정신과 약, 언제쯤 끊을 수 있을까요: 지침의 기간은 좋아진 날부터 셉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언제까지 먹어야 하나요"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는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지침이 말하는 기간의 기준점은 치료를 시작한 날이 아니라 좋아진 날이거든요.…
오지 않은 당신의 자리를, 저는 한동안 비워둡니다
예약을 잡고 오지 않은 사람, 두어 번 오다 발길을 끊은 사람. 진료실에선 붙잡을 수도 다음을 기약할 수도 없어 못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 빈 의자가 의사에게 무엇을 남기는지, 그리고 언제든 다시 와도 된다는 이야기.

부모의 마음의 병은 아이에게 대물림될까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질환을 앓는 부모가 가장 무서워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내 병이 아이에게 옮아가면 어쩌지.' 위험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지만, 그것이 정해진 운명은 아닙니다.…
섭식장애 자녀를 돌보는 부모, 정작 그들의 마음은 누가 돌보나
거식증이나 폭식증 같은 섭식장애 를 겪는 자녀를 둔 부모는, 치료의 최전선에 서 있으면서도 정작 자신은 극심한 부담에 시달립니다.…
'저 A형이라 소심해요'… 혈액형 성격설, 1만 명한테 물어봤더니
A형은 소심하고 B형은 제멋대로라는 이야기, 한국인 열에 여섯이 믿습니다. 그런데 일본·미국 1만여 명을 조사했더니 성격 68문항 중 65개가 혈액형과 상관없었습니다.…
우울증은 게으름도 의지 문제도 아닙니다: 증상·자가진단(PHQ-9)·치료 총정리
우울증은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 뇌와 몸이 함께 앓는 병입니다. 어떤 증상이 2주 이상 이어지면 진료를 권하는지, PHQ-9 자가검사는 어떻게 읽는지, 항우울제·심리치료·운동은 어디까지 듣는지, 그리고 산후우울·조울증의 우울과는 어떻게 다른지…

'살 만해지니까 겁이 나요' — 좋아지는 게 두렵다는 사람들
좋아지고 싶어서 온 사람이, 정작 좋아지려는 문턱에서 멈칫할 때가 있습니다. 다 나으면 뭐가 남느냐고, 이러다 또 무너질 바엔 차라리, 하고요. 한때 저는 그게 이해가 안 됐는데 이제는 압니다.…
진료실에서 제일 배우기 어려웠던 건, 입을 다무는 일이었습니다
초년 시절의 저는 진료실의 정적이 무서워 자꾸 말로 그 틈을 메웠습니다. 침묵을 견디는 법, 아니 침묵을 기다리는 법을 배우기까지 꽤 오래 걸렸어요.…
가장 반가운 이별 — 좋아진 당신이 진료실 문을 나서던 날에 대하여
정신과 의사의 일은 좀 이상합니다. 잘하면 잘할수록, 제 앞의 사람이 저를 떠나게 되거든요. 오래 봐온 분이 "이제 안 와도 될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웃을 때, 저는 기쁘면서도 조금 서운한, 그 이상한 마음에 대해 오래 생각해 왔습니다.…
'그냥 이야기만 하는 상담'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 정신역동 정신치료의 근거
생각을 고치는 것도, 기술을 배우는 것도 아닌 상담이 있습니다. 매주 만나 감정과 옛 관계, 반복되는 패턴을 함께 들여다보는 것 — 프로이트에서 내려온 정신역동 정신치료입니다.…
화는 분출해야 풀린다는 말, 연구 154편이 내린 결론
화날 때 베개 치기, 소리 지르기, 접시 깨는 분노방까지. 쌓인 화를 배출하면 후련해진다는 이 믿음은 100년도 더 된 것인데, 정작 샌드백을 친 사람들이 실험에서 더 공격적이었습니다.…
인지행동치료(CBT) — 당신을 괴롭히는 건 그 일이 아니라 그 일에 대한 생각입니다
똑같은 일을 겪어도 누구는 무너지고 누구는 넘어갑니다. 그 차이를 가르는 건 사건이 아니라 사건을 해석하는 '자동적인 생각'이라는 게 인지행동치료(CBT)의 출발점입니다.…
움직이면 의욕이 따라옵니다, 순서를 뒤집는 우울증 치료 '행동활성화'
우울하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안 하니까 더 가라앉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행동활성화는 '기분이 나아지면 움직이자'를 뒤집어, 먼저 움직여서 기분이 따라오게 만드는 치료입니다.…
더는 해드릴 게 없다고 느끼는 날 — 낫게 하지 못하는 의사의 고백
낫게 하는 게 의사의 일이라 배웠는데, 배운 걸 다 쓰고도 더 내밀 카드가 없어지는 날이 있습니다. 그 무력감과, 솔직히 도망치고 싶던 마음과, 그럼에도 제가 겨우 다시 앉는 자리에 대해 적었습니다.

아고틴(아고멜라틴): 밤에는 잠을, 아침에는 개운함을 되돌리는 멜라토닌 항우울제
아고틴(아고멜라틴)은 멜라토닌 수용체에 작용하는 유일한 항우울제입니다. 잠을 되돌려주면서 성기능 장애·체중 증가·금단이 거의 없다는 강점, 그리고 출시 초기 우려됐던 간독성이 최근 실사용 자료에서 어떻게 재평가되고 있는지, 간수치 검사는 누가 받아야…
생각도 과거도 아닌 '지금의 관계'를 다루는 우울증 치료, 대인관계치료(IPT)
우울증 치료라면 흔히 약이나 '생각 바꾸기(CBT)'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사별·이혼·은퇴·출산처럼 삶이 크게 흔들린 뒤 온 우울이라면, 바뀐 관계와 역할 자체를 다루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전기경련치료(ECT)는 잠든 채로 받습니다. '전기충격'의 공포는 옛날 이야기입니다
마취 없이 발작시키던 시절과 지금은 완전히 다릅니다. 아직도 가장 효과적인 우울증 치료로 꼽히는 이유와 적응증, 그리고 가장 큰 오해인 기억 문제의 실제 크기를 원 논문 근거로 겁주지 않고 적었습니다.
생리 전에 딴사람이 됩니다 — 예민한 게 아니라 병일 수 있습니다 (월경전불쾌장애)
매달 생리 전이면 다른 사람이 된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냥 예민한 걸까요, 아니면 병일까요. 월경전증후군과 무엇이 다른지, 2013년에 왜 정식 진단이 됐는지, 국내 여대생 조사에서는 왜 열 명 중 한 명으로 나오는지, 우울증 약을 한 달 내내가 아…
낯선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게 어떻게 치료가 되나, 집단 정신치료
낯선 사람들 앞에서 내 이야기를 꺼내는 게 어떻게 도움이 될까요. 그런데 25년치 연구를 종합했더니 잘 운영되는 집단치료는 개인치료와 효과가 사실상 같았고, 개인치료엔 없는 고유한 장치까지 있었습니다.…

왜 겨울만 되면 마음이 가라앉을까
해가 짧아지는 계절이면 어김없이 무기력해지고, 잠이 늘고, 단것이 당기고, 사람 만나기가 버거워지는 이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겨울 탓'으로 넘기기 쉽지만, 여기에는 계절성 정동장애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우리는 뇌의 10%만 쓴다'는 말 — 나머지 90%가 정말 놀고 있다면, 큰일 납니다
영화와 자기계발서의 단골 소재입니다. 잠자는 90%를 깨우면 천재가 되고 초능력이 생긴다는 이야기. 그런데 뇌영상을 찍어보면 하루 동안 뇌는 거의 전부 쓰이고, 아주 작은 부위만 다쳐도 큰 문제가 생깁니다.…
유전자 검사로 '나에게 맞는 항우울제'를 찾아준다는 말, 어디까지 사실일까
침 한 번 뱉으면 나에게 맞는 정신과 약을 골라준다는 유전자 검사가 늘고 있습니다. 근거가 탄탄한 부분과 마케팅이 앞서간 부분이 분명히 갈립니다.…

배우자가 우울할 때, 곁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활기를 잃고, 예민해지고, 나에게도 무심해진 배우자. 걱정과 서운함 사이를 오가다 지쳐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울한 배우자 곁에 있는 사람 역시 우울해질 위험이 높다는 것, 그리고 집안의 정서적 온도가 회복에 실제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연구들이 보여줍…
다 나았는데 또 올까 봐 무섭다면, 재발을 막는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MBCT)
우울증 치료의 목표는 낫는 것만이 아닙니다. 한 번 앓으면 재발이 흔하고, 여러 번 겪을수록 다음이 더 쉽게 옵니다. 마음챙김 기반 인지치료(MBCT)는 바로 이 '재발'을 겨냥해 만든 8주 프로그램입니다.…
보름달이 뜨면 응급실이 바빠진다는 말 — 간호사도 믿지만, 연구 37편은 아니라고 합니다
'정신이상(lunatic)'이라는 단어부터 달(luna)에서 나왔을 만큼 오래된 믿음입니다. 그런데 정신과 입원·자살·범죄 연구 37편을 모은 분석에서 달이 설명한 몫은 1%도 안 됐고, 자살 4만 8천 건을 다시 확인한 연구에서도 연관이 없었습니다.…
'저는 원래 우울한 성격이에요' — 성격인 줄 알았던 그것이 병일 때 (지속성 우울장애)
며칠 앓다 낫는 우울이 아니라, 몇 년째 은은하게 깔려 있어 '원래 내 성격'이 되어버린 우울이 있습니다. 지속성 우울장애(기분부전)는 너무 오래 함께 있어서 병으로 인식조차 안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겨울마다 가라앉는 마음, 아침의 밝은 빛 30분이 약만큼 듣습니다
해가 짧아지는 계절이면 어김없이 무기력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계절성 우울증입니다. 정신과가 권하는 1차 치료 중 하나가 뜻밖에도 '밝은 빛 상자' 앞에 아침마다 30분 앉는 것입니다.…
'저는 회피형이라서요'… 애착유형은 정말 4가지로 나뉘는 성격일까
SNS에는 회피형·불안형을 성격 유형처럼 다루는 콘텐츠가 넘칩니다. 그런데 애착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정작 유형으로 나누지 않습니다.…
"괜찮아질 거예요" — 목까지 올라온 그 말을, 저는 자주 삼킵니다
환자가 "저 나을까요"라고 물을 때, 제일 하고 싶은 말이 제일 조심스러운 말이 됩니다. 근거 없는 안심은 당장의 위로가 되지만 언젠가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고, 그렇다고 "모르겠습니다"만 던지는 건 잔인합니다.…
정신과 진료실은 울음바다일 거라는 오해 — 실은 저희, 오늘도 웃었습니다
사람들은 정신과 진료실을 티슈와 침묵과 무거운 조명의 방으로 상상합니다. 그런데 그 방에서 저는 생각보다 자주 웃습니다.…
사실은 저도, 반대편 의자에 앉아 봅니다
남의 마음을 매일 듣는 사람도 자기 마음 앞에서는 서툽니다. 정신과 의사인 제가 상담을 받고, 때로는 약도 먹는다는 이야기. 아는 것과 나아지는 것은 다르더라고요.
번아웃 증상과 우울증의 차이, 그리고 회복까지 정면으로 정리했습니다
다 타버린 것 같은데 게을러졌다는 자책만 쌓인다면 이 글을 권합니다. 번아웃의 세 얼굴(소진·냉소·효능감 저하), 단순한 피로와 무엇이 다른지, 우울증과 어떻게 감별하는지, 왜 휴식만으로는 부족하고 일-환경을 손봐야 하는지, 그리고 언제 병원에 가야…

"언제쯤 좋아질까요"라는 질문에, 제가 정말 하고 싶은 대답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에 저는 보통 두 문장으로 대답합니다.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대답은 훨씬 깁니다. 회복은 한 덩어리로 오지 않고 순서대로 온다는 것, 그리고 좋아지고 있는데 본인만 모르는 구간이 있다는 것.…

늙은 부모의 우울은 왜 짜증과 아픈 몸으로 올까요
나이 든 부모의 우울은 슬픔보다 짜증, 눈물보다 여기저기 아픈 몸으로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년기 우울이 젊은 우울과 어떻게 다른 얼굴을 하는지, "나이 들면 다 그렇지"라는 말이 무엇을 놓치는지, 치매 걱정과는 어떻게 갈리는지, 그리고 병…

슬픔은 병이 아니라고 처음 말한 사람
1917년 프로이트는 '애도와 멜랑콜리아'라는 짧은 글에서 슬픔과 우울을 가르는 선을 처음 그었습니다. 애도는 병이 아니며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는 통찰, 자기 비난이야말로 우울의 표식이라는 관찰은 백 년을 건너 지속성 애도장애라는 오늘의 진단으로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