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아픈 사람이 마음도 함께 무너지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오히려 흔한 편입니다. 심장에 피를 보내는 혈관이 좁아지는 병(관상동맥질환)을 앓는 사람 열 명 중 네다섯 명이 우울증 진단 기준에 들어맞고, 가벼운 우울감까지 세면 열 명 중 일곱 명이 넘는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심근경색처럼 큰 일을 겪은 뒤에는 열 명 중 세 명꼴로 없던 우울이 새로 생깁니다.
그런데 이건 기분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심장병에 우울이 겹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약 1.8배 높게 나옵니다. 이유는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생활입니다. 우울하면 움직이기 싫고, 약을 챙겨 먹기 어렵고, 끊으려던 담배를 다시 뭅니다. 다른 하나는 몸 자체의 변화입니다. 우울할 때는 심장 박동의 리듬이 단조로워지고, 쉬고 있을 때도 맥이 빠르며, 몸 안에 염증 반응이 오래 남습니다. 마음이 심장을 직접 건드리는 셈입니다.
우울증 하면 대개 항우울제를 먼저 떠올리지만, 심장병 환자에게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약에 따라 심장 박동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고르는 데 신중해야 하고, 이미 여러 알을 먹고 있는 사람에게 한 알을 더 얹는 일 자체가 부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약 대신 이야기로 접근하는 치료, 그중에서도 인지행동치료가 오래 주목받아 왔습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생각의 습관을 찾아내고, 그 생각이 행동으로 굳어지는 고리를 바꿔 보는 상담입니다.
이번 연구는 그 치료가 심장병 환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를 보려고, 최근 10년(2014~2024년) 사이 나온 임상시험을 빠짐없이 모으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처음 찾은 139편에서 겹치는 것과 주제가 다른 것을 걸러내고 21편, 환자 2,498명(평균 57세) 이 남았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하나 드러납니다. 남은 연구들이 서로 너무 달랐습니다. 어떤 연구는 병원에서 얼굴을 보고 상담했고, 비슷한 수의 연구는 인터넷으로 진행했습니다. 집단으로 모여 한 곳도, 전화를 섞은 곳도 있었습니다. 비교 대상도 제각각이라 어떤 연구는 '평소 받던 진료'와 비교했고, 어떤 연구는 상담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또 어떤 연구는 항우울제와 견줬습니다. 우울을 재는 방법도 통일돼 있지 않아, 본인이 체크하는 설문지부터 의사가 면담으로 매기는 점수까지 수십 가지가 뒤섞였습니다. 치료 기간은 5주짜리부터 3년 가까이 이어진 것까지 있었고요.
그래서 연구진은 여러 연구의 숫자를 하나로 합치는 계산을 포기하고, 연구들을 하나하나 풀어 소개하는 데서 멈췄습니다. 이것이 이 리뷰의 가장 큰 한계입니다. 저울마다 눈금이 다른데 거기서 잰 몸무게를 평균 내면 의미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이 연구를 두고 "상담을 받으면 우울이 몇 % 좋아진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분명하게 남는 메시지가 둘 있습니다. 하나, 심장병 환자의 우울은 지나가는 기분이 아니라 찾아내서 다뤄야 할 문제이고, 인지행동치료가 그 유력한 방법이라는 것. 둘, 집에서 인터넷으로 받는 상담이 이미 전체 연구의 상당수를 차지할 만큼 빠르게 늘었다는 것입니다. 병원까지 오가는 일이 부담스러운 심장병 환자에게는 특히 현실적인 선택지입니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오래, 어떤 사람에게 해야 가장 좋은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그건 다음 연구의 몫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