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이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약을 두 번, 세 번 바꿔봤고, 어떤 건 속이 뒤집혔고 어떤 건 그냥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그러다 환자분이 휴대폰을 꺼내 광고 하나를 보여주십니다. 머리에 커다란 코일을 대고 앉은 사진. "약 없이, 자석으로 우울증을 치료합니다." 이름은 TMS(경두개자기자극,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입니다.

솔깃한 게 당연합니다. 전기충격치료(ECT)처럼 무섭게 들리지도 않고 약처럼 살이 찌거나 하루 종일 멍하지도 않다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 질문을 받으면 되도록 시간을 들여 답합니다. TMS는 분명히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기적'은 아닙니다. 요즘은 질문이 하나 더 붙습니다. "Deep TMS가 더 세다던데요?", "5일 만에 끝나는 것도 있다던데요?" 이 글은 그 질문들까지 포함해, TMS가 어디쯤 서 있는지를 광고 문구가 아니라 논문에 적힌 숫자로 짚어보려는 글입니다.

핵심 정보 한눈에

  • 무엇: 머리 밖에서 자기장 펄스로 특정 뇌 부위(주로 왼쪽 이마 안쪽)를 자극하는 비침습 뇌 자극 치료
  • 주 대상: 항우울제를 한 가지 이상 써도 잘 낫지 않는 우울증 (미국에서는 강박장애·금연에도 허가된 기기가 있음)
  • 방식: 마취·입원 없이 통원으로. 표준은 6주 안팎 주 5회, 세타버스트는 1회 3분, 가속 프로토콜은 하루 여러 번씩 5일
  • 효과: 가짜 자극보다 확실히 낫고, 약을 한 번 더 바꾸는 것보다 8주 성적이 좋았다는 시험도 있음. 다만 '약 없이 완치'는 과장
  • 가장 흔한 부작용: 두피 통증·두통, 대개 일시적. 발작은 10만 회당 몇 건 수준으로 매우 드묾
  • 비용: 국내 전액 비급여, 매일 통원 부담

⚠️ 이 글은 정보 제공용입니다. 치료 시작·중단은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의하세요.

TMS 한눈에 — 마취도 입원도 전신 부작용도 없다는 것이 강점이지만, '약 없이 완치'는 과장이다. 가짜 자극 대비 관해율은 약 3배로 견고해도 급성기 절대 관해율은 10~15% 수준이라, 약이 잘 안 들을 때의 '차선책'에 가깝다 (마음뉴스 정리)
TMS 한눈에 — 마취도 입원도 전신 부작용도 없다는 것이 강점이지만, '약 없이 완치'는 과장이다. 가짜 자극 대비 관해율은 약 3배로 견고해도 급성기 절대 관해율은 10~15% 수준이라, 약이 잘 안 들을 때의 '차선책'에 가깝다 (마음뉴스 정리)

자석이 어떻게 뇌를 건드리나

뇌는 결국 전기로 돌아가는 기관입니다. TMS는 그 성질을 빌려 씁니다. 머리 표면에 코일을 대고 짧고 강한 자기장 펄스를 흘리면, 자기장이 두개골을 그대로 통과해 바로 아래 신경세포에 약한 전류를 만들어냅니다. 두개골을 열지 않고 바깥에서 스위치를 톡톡 두드려 깨우는 셈이죠.

우울증에서 겨냥하는 자리는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좌측 배외측 전전두엽(DLPFC), 이마에서 살짝 왼쪽 안쪽, 기분과 의욕을 조율하는 데 관여하는 부위입니다. 우울증에서 이 부위의 활동이 떨어져 있다고 알려져 있어, 빠른 속도의 자극으로 활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표준입니다.

왜 하필 이 자리가 듣느냐에 대해서는 흥미로운 연구가 있습니다. 이마 안쪽의 이 부위는 뇌 깊숙한 곳의 '슬하 대상회'라는 곳과 시소처럼 반대로 움직이는데, 우울할 때 지나치게 켜져 있는 곳이 바로 그 깊은 쪽입니다. 효과가 좋았던 자극 지점일수록 이 시소 관계가 뚜렷했습니다1. 겉을 두드려 깊은 곳을 진정시키는 셈입니다.

이 치료를 설명할 때 제가 가장 힘주어 말하는 단어는 '비침습' 입니다. 수술이 아니고, 삼키는 것도 아니고, 몸 안에 무언가를 넣지도 않습니다. 통과하는 건 자기장뿐이에요.

같은 TMS가 아닙니다: 방식별로 정리하면

광고에는 그냥 'TMS'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는 자극 속도와 위치, 코일 모양, 하루에 몇 번 하느냐에 따라 여러 방식이 있습니다. 병원마다 쓰는 방식이 달라서 상담 때 어떤 걸 하는지 물어보시면 좋습니다.

방식어떻게1회 시간·일정근거
고빈도 (표준)왼쪽 이마 안쪽을 1초에 10번 속도로약 37분, 주 5회 4~6주가장 많음. 유럽 지침 최고 등급
저빈도오른쪽 이마 안쪽을 1초에 1번으로 느리게고빈도와 비슷효과 가능성 높음 등급
양측오른쪽은 느리게, 왼쪽은 빠르게고빈도와 비슷효과 가능성 높음 등급
세타버스트 (iTBS)짧은 펄스 묶음을 빠르게 반복약 3분, 주 5회대규모 시험에서 표준과 대등
가속 (SAINT 등)세타버스트를 하루 여러 번 몰아서하루 10회 × 5일 등소규모 시험에서 유망, 확인 중
Deep TMS (H코일)더 넓고 깊게 닿는 헬멧형 코일4주에 20회 + 유지 자극허가 시험 있음. 아래 따로 설명

'최고 등급', '효과 가능성 높음 등급'은 유럽 임상신경생리학회 근거 지침의 A·B 등급입니다2.

그럼 어떤 방식이 가장 셀까요? 많이들 궁금해하시지만 답은 다소 싱겁습니다. 113개 시험, 6,750명을 한꺼번에 비교한 분석에서 고빈도·저빈도·양측·세타버스트 모두 가짜 자극보다 반응하는 사람이 뚜렷이 많았고, 그 크기는 서로 엇비슷했습니다34. 어느 하나가 압도적으로 앞서지는 않았습니다. 같은 분석에서 ECT는 이보다 한참 위였고요.

세타버스트: 37분을 3분으로

방식 경쟁에서 실제로 판을 바꾼 건 '효과'가 아니라 '시간'이었습니다. 캐나다의 THREE-D 시험은 414명을 37.5분짜리 고빈도 방식과 3분짜리 세타버스트로 나눴는데, 6주 뒤 우울 점수가 두 군 모두 똑같은 수준(23.5점·23.6점에서 13.4점)으로 내려왔습니다5. 두통도 64%, 65%로 비슷했고 세타버스트 쪽이 조금 더 따끔하다고 느낀 정도였습니다. 같은 효과를 10분의 1 시간에 얻으니, 하루에 받을 수 있는 환자 수가 달라집니다.

가속 프로토콜: 6주를 5일로

더 밀어붙인 것이 가속 프로토콜입니다. 스탠퍼드의 SAINT(SNT)는 뇌 영상으로 사람마다 자극 지점을 따로 잡고, 세타버스트를 하루 10번씩 5일 동안 몰아칩니다. 무작위 시험에서 4주 뒤 우울 점수가 진짜 자극군은 52.5%, 가짜 자극군은 11.1% 줄었습니다6. 미국 FDA는 2022년 9월 이 방식을 허가했습니다7. 자세한 이야기는 SAINT 글에 따로 적었습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는 꼭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인터넷에 도는 "5일 만에 관해율 90%"라는 숫자, 그건 대조군 없이 받은 사람만 들여다본 개방표지 초기 연구의 결과입니다. 무작위 시험의 참가자는 29명이었고요. 이후 100명을 하루 3번씩 15일 자극한 가속 시험에서도 가짜 자극보다 분명히 좋았지만(우울 점수 54.7% 대 31.9% 감소), 그 정도로 극적이지는 않았습니다8.

또 하나, 뇌 영상으로 개인별 지점을 정밀하게 잡는 것이 정말 더 나은지도 아직 답이 갈립니다. 영국에서 255명을 '뇌 연결 지도로 잡은 지점 + 세타버스트'와 '구조 영상으로 잡은 표준 지점 + 고빈도'로 나눈 시험에서는 26주 동안 차이가 없었습니다9. 놀라운 숫자를 만나면 순서를 뒤집어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얼마나 좋아졌는가보다, 어떤 연구에서 나온 숫자인가를 먼저.

그래서 병원에 얼마나 다녀야 하나요

상담에서 실제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효과보다 이쪽입니다. "회사는 어떻게 하죠?" 연구에서 쓴 일정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표준 고빈도세타버스트가속 (SAINT)가속 (하루 3회)
1회 자극 시간37.5분3분10분6분 18초
하루에 받는 횟수1회1회10회3회
회차 사이 쉬는 시간없음 (하루 1회)없음 (하루 1회)50분30분
하루 첫 자극부터 마지막 자극까지37.5분3분약 9시간 10분약 78분
일주일에5일, 5회5일, 5회5일 연속, 50회평일 5일, 15회
전체 기간4~6주4~6주5일3주 (평일 15일)
한 달(4주)로 치면20회20회첫 주에 50회로 끝3주에 45회로 끝
전체 횟수20~30회20~30회50회45회
근거O'Reardon 2007, THREE-D 2018THREE-D 2018Cole 2020, FDA 허가 요약서Ramos 2025

SAINT는 10분 자극하고 50분 쉰 뒤 다음 회차를 받으니, 한 시간에 한 번꼴로 자극을 받는 셈입니다. 10회째가 끝날 때까지 10분 × 10회 + 50분 × 9번 = 약 9시간 10분이 걸립니다(원 논문은 '회차 사이 간격 50분', FDA 허가 요약서는 '1회 10분'으로 적었습니다). 하루 3회 방식은 6분 18초 자극 뒤 30분을 쉬고, 논문이 밝힌 하루 소요 시간은 78분입니다. 표의 시간은 자극 시간 기준이라, 실제로는 자리에 앉아 코일 위치를 맞추는 시간이 더 들고 첫날에는 자극 세기를 정하는 검사가 따로 있습니다.

몇 가지를 덧붙이면 이렇습니다.

  • 세타버스트는 '한 번에 짧을' 뿐 다니는 날수는 같습니다. 3분이라 점심시간에 다녀올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 6주를 1주로 줄여주지는 않습니다.
  • 가속 프로토콜은 반대로 날수를 줄이고 하루를 통째로 씁니다. SAINT는 5일 동안 하루 대부분을 병원에서 보내야 하고, 시작 전에 자극 지점을 잡기 위한 뇌 MRI도 찍습니다. 휴가를 내고 받는 치료에 가깝습니다.
  • Deep TMS는 허가 시험에서 4주 동안 20회(주 5회꼴)를 받고, 이후 12주 동안 유지 자극을 이어 갔습니다10.
  • 실제 진료에서는 이보다 느슨한 일정도 씁니다. 뒤에서 소개할 네덜란드 시험은 8주 동안 25회(주 3회꼴)였습니다11. 병원마다 일정이 다르니, 상담할 때 '총 몇 회를 몇 주에 걸쳐'인지 꼭 물어보세요. 국내에서는 전액 비급여라 전체 횟수가 곧 전체 비용입니다.

Deep TMS는 더 센가요?

Deep TMS(딥 TMS)는 코일 모양이 다릅니다. 일반 TMS는 숫자 8 모양 코일을 두피 한 점에 대고, Deep TMS는 'H코일'이라는 헬멧형 코일을 씁니다. 자기장이 더 넓고 조금 더 깊게 퍼지는 대신, 한 점을 정밀하게 겨냥하는 힘은 약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딥 TMS'로 광고하는 곳은 대개 이스라엘 브레인스웨이(BrainsWay) 사의 기기를 씁니다.

근거는 이렇습니다.

  • 허가 시험: 약을 쓰지 않는 우울증 환자 212명에게 4주 동안 20회 자극했더니, 5주째 관해가 진짜 자극 100명 중 33명, 가짜 자극 100명 중 15명이었습니다10. 미국 FDA는 2013년 이 기기를 우울증에 허가했습니다12.
  • 일반 코일과 맞대결: 크로아티아에서 228명을 Deep TMS, 일반 8자 코일, 약만 쓰는 군으로 나눴더니 관해는 60%, 43%, 11%였습니다. Deep TMS와 일반 코일 사이의 관해 차이는 통계적으로 확실하지 않았고, 반응(증상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은 Deep TMS가 더 많았습니다13.
  • 발작은 Deep TMS 쪽이 더 많았습니다. 미국 임상 현장 자료 58만 회를 모은 분석에서 환자 1,000명당 발작이 H코일은 5.56건, 8자 코일은 0.14건이었습니다14. 둘 다 드물지만 차이가 있다는 건 알고 고르셔야 합니다.

여기서 숫자를 읽는 데 주의가 필요합니다. Deep TMS의 '100명 중 33명', '60%'를 아래에 나오는 일반 TMS의 '14.1%'와 나란히 놓으면 Deep TMS가 훨씬 세 보입니다. 하지만 이 숫자들은 환자, 약 복용 여부, 잰 시점이 전부 다른 시험에서 나왔습니다. 크로아티아 시험은 약만 쓴 군의 관해도 11%로 다른 시험보다 높아, 애초에 잘 낫는 환자들이 모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른 시험의 숫자끼리는 견주면 안 되고, 같은 시험 안에서 맞붙인 결과만 비교할 수 있습니다. 그 맞대결은 지금까지 한 편뿐이고, 관해 차이는 확실하지 않았으며 반응 차이도 통계적으로 겨우 의미가 있는 정도였습니다. 여러 방식을 한꺼번에 비교한 2017년 분석에서는 시험 수가 적어 Deep TMS가 가짜 자극보다 낫다는 것조차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4.

정리하면 Deep TMS는 '효과가 확인된 또 하나의 방식'이지 '한 단계 위의 TMS'는 아닙니다. Deep TMS의 진짜 차별점은 오히려 우울증 밖에 있습니다. 강박장애에서는 99명 무작위 시험에서 반응이 38.1% 대 11.1%였고15, 미국 FDA는 2018년 강박장애에 허가했습니다16. 금연에서도 4주 이상 연속으로 끊은 사람이 19.4% 대 8.7%였습니다17.

2025년 9월에는 브레인스웨이의 Deep TMS 가속 프로토콜(하루 5회씩 6일)도 미국에서 허가가 확대됐는데, 이건 아직 회사 발표만 있고 학술지 논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18. 가짜 자극이 아니라 기존 Deep TMS와 비교한 결과라는 점도 함께 알아 두세요.

같은 값이면 Deep TMS를 받아야 할까

상담에서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제 답은 "꼭 그렇지는 않다"입니다.

  • 발작 위험 요인이 있다면 일반 코일 쪽이 합리적입니다. 위에서 본 것처럼 발작은 Deep TMS에서 더 많았습니다. 발작 병력이 있거나, 잠이 크게 부족하거나, 술을 많이 마시거나, 발작 문턱을 낮출 수 있는 약을 먹고 있다면 주치의와 이 점을 꼭 상의하세요.
  • 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일반 코일이 선택지가 많습니다. 3분짜리 세타버스트, 5일짜리 SAINT처럼 근거가 쌓인 짧은 프로토콜은 대부분 8자 코일로 연구됐습니다.
  • 강박장애라면 Deep TMS가 우선입니다. 허가 시험을 거친 쪽이 Deep TMS이기 때문입니다. 금연도 마찬가지입니다.
  • 우울증이고 위험 요인이 없다면 Deep TMS도 충분히 좋은 선택입니다. 다만 '더 좋은 쪽'이 아니라 '대등한 선택지 중 하나'로 보시면 됩니다.

우울증에서는 코일 종류보다 그 병원이 그 방식을 얼마나 해 봤는지, 총 몇 회를 몇 주에 걸쳐 받는지, 끝난 뒤 유지 계획이 있는지가 결과에 더 크게 작용한다고 저는 봅니다.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요? 정직한 숫자

TMS는 효과가 있습니다. 문제는 늘 크기예요.

  •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원(NIMH)이 주관한 대표 시험에서 급성기 관해율은 진짜 자극 14.1%, 가짜 자극 5.1%였습니다19. 진짜가 약 3배지만 100명 중 14명이 관해에 이른 정도입니다. 이 시험은 약을 끊은 상태에서 TMS만 받았고 관해한 사람은 대부분 약에 덜 저항적인 쪽이었습니다.
  • 실제 진료 현장 숫자는 좀 더 좋습니다. 미국 42개 기관에서 TMS를 받은 307명(평균 2.5번 약에 실패)을 보니, 의사 평가로는 100명 중 58명이 반응하고 37명이 관해했습니다. 환자 본인이 매긴 설문으로는 관해가 100명 중 27~29명이었습니다20. 다만 대조군 없이 받은 사람만 본 숫자라, 이 중 일부는 시간이 지나 저절로 좋아졌거나 기대가 만든 몫입니다.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가짜 자극과 비교한 효과는 견고하지만, 관해에 이르는 사람의 비율은 연구 조건에 따라 열에 한두 명에서 서너 명 사이입니다.

약을 한 번 더 바꾸는 것과 비교하면

진료실에서 실제로 마주하는 선택은 'TMS냐 아무것도 안 하냐'가 아니라 'TMS냐, 약을 한 번 더 바꾸냐' 입니다. 그래서 이 비교가 사실 가장 중요합니다.

먼저 약 쪽의 사정입니다. 미국의 대규모 연구 STAR*D에서는 첫 약으로 100명 중 37명이 관해했지만 두 번째 단계에서는 31명, 세 번째와 네 번째 단계에서는 14명, 13명으로 떨어졌습니다21. 약이 두 번 실패한 뒤에는 세 번째 약의 성공 확률이 눈에 띄게 낮아집니다. (이 숫자도 후한 편이라는 재분석이 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의 평가 방식으로 다시 세면 누적 관해율이 보고된 67%가 아니라 35% 정도였습니다22.)

그 '세 번째 선택'을 정면으로 비교한 시험이 최근 나왔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약을 두 번 이상 써도 낫지 않은 89명을 8주간 TMS(25회)와 항우울제 교체로 나눴고 두 군 모두 정신치료를 함께 받았습니다.

약을 두 번 바꿔도 안 들었을 때 세 번째 치료로 TMS와 항우울제 교체를 비교한 시험. 8주째 관해율은 TMS 27.1%, 약 교체 4.9%로 차이가 뚜렷했지만, 1년 뒤에는 25.0%와 17.1%로 차이가 좁혀졌다 (Dalhuisen 등 2024·2025 재구성)
약을 두 번 바꿔도 안 들었을 때 세 번째 치료로 TMS와 항우울제 교체를 비교한 시험. 8주째 관해율은 TMS 27.1%, 약 교체 4.9%로 차이가 뚜렷했지만, 1년 뒤에는 25.0%와 17.1%로 차이가 좁혀졌다 (Dalhuisen 등 2024·2025 재구성)
  • 8주째: 반응은 TMS 37.5%, 약 교체 14.6%. 관해는 27.1% 대 4.9%로 TMS가 확실히 앞섰습니다11.
  • 1년 뒤: 관해는 25.0% 대 17.1%로 차이가 많이 좁혀졌습니다. 약 쪽이 시간이 지나며 따라붙은 것이죠. 대신 1년 동안 든 비용을 따져 보니 TMS 쪽이 1인당 2,280유로 덜 들었습니다23. 네덜란드 의료비 기준이라 우리나라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미국에서 278명을 비교한 ASCERTAIN-TRD 시험도 비슷한 그림입니다. 8주 동안 'TMS 추가', '아리피프라졸 추가', '벤라팍신으로 교체'를 비교했더니, 의사가 매긴 우울 점수는 TMS 추가가 교체보다 더 많이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환자 본인이 매긴 점수에서는 아리피프라졸 추가만 교체보다 나았습니다24. 누가 재느냐에 따라 1등이 바뀐다는 건, 둘의 차이가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둘 중 하나만 고를 필요도 없습니다. 치료저항성 우울증에서 먹던 항우울제에 TMS를 더한 시험 7개를 모으면, 반응이 TMS를 더한 쪽 46.6%, 더하지 않은 쪽 22.1%였습니다25. 현실에서 TMS는 대부분 약에 '더하는' 치료입니다.

항우울제TMS
몸에 미치는 범위온몸 (체중·성기능·졸림 등)머리의 자극 부위 (두피 통증·두통)
받는 방법하루 한두 번 복용매일 병원에 가서 앉아 있기
두 번 실패한 뒤의 성적세 번째 약의 관해 가능성은 낮아짐8주 성적은 약 교체보다 좋았음. 1년 뒤엔 차이가 좁혀짐
끝난 뒤효과를 보면 수개월 이상 유지 복용코스가 끝나면 재발 대비가 따로 필요
비용 (국내)건강보험 적용전액 비급여
피해야 하는 경우약마다 다름머리 근처 금속 이식물, 발작 위험

핵심 — 약이 두 번 실패했다면 TMS는 '세 번째 약'과 겨뤄볼 만한, 실제로 8주 성적은 더 좋았던 선택지입니다. 다만 1년을 놓고 보면 약도 따라오고, TMS는 끝난 뒤의 유지 계획까지 함께 세워야 합니다.

한 번 좋아지면 얼마나 가나

여기가 광고에서 가장 조용한 부분입니다.

TMS로 반응한 사람들을 추적한 연구들을 모으면, 반응이 유지된 사람은 3개월에 66.5%, 6개월에 52.9%, 1년에 46.3%였습니다. 유지 자극을 받은 경우가 더 잘 버텼습니다26. 뒤집어 말하면, 좋아진 사람의 절반 가까이는 1년 안에 다시 나빠집니다.

미국에서 257명을 1년간 따라간 연구에서도, TMS로 반응하거나 관해한 120명 중 62.5%가 1년 동안 좋은 상태를 유지했고, 전체의 36.2%는 중간에 TMS를 다시 받았습니다(평균 16일 정도). 이들은 항우울제를 계속 먹으면서였습니다27.

그래서 저는 TMS를 시작하기 전에 '끝난 뒤'를 먼저 이야기합니다. 약을 계속 먹을지, 재발 조짐이 보이면 다시 몇 회 받을지. 이 계획 없이 시작하면, 좋아졌다가 다시 가라앉았을 때 "TMS도 소용없었다"는 더 깊은 실망이 남습니다.

어떤 사람이 더 잘 반응하는지도 조금은 알려져 있습니다. 이전에 실패한 약이 적을수록, 이번 우울 삽화가 짧을수록, 불안장애가 함께 있지 않을수록 반응이 좋았습니다28. 약을 대여섯 번 바꾼 끝에 '마지막 카드'로 아껴 두는 것보다, 두 번째 실패 무렵에 고려하는 편이 낫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광고가 말끝을 흐리는 세 가지

첫째, 가짜 자극도 꽤 좋아집니다. Deep TMS 허가 시험에서 가짜 자극을 받은 사람도 100명 중 21명이 반응했습니다10. 매일 병원에 오가고, 누군가 내 머리 위치를 정성껏 맞춰주고, "곧 좋아질 겁니다"라는 말을 몇 주 내내 듣는 것. 그 자체가 우울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TMS 받고 나았다"는 후기의 상당 부분은 TMS만의 몫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완치'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앞서 봤듯 관해는 열에 한두 명에서 서너 명이고, 좋아진 사람의 절반 가까이는 1년 안에 다시 나빠집니다. 그래서 대개 약물·심리치료와 함께 쓰입니다.

셋째, 적응증을 넓힐수록 근거는 얇아집니다. 미국 FDA 기준으로 TMS 기기는 우울증(2008년부터), 강박장애(2018), 금연(2020)에 허가돼 있습니다. 그 밖은 사정이 다릅니다.

  • 양극성 우울: 시험 17개를 모은 최신 분석은 "지금 방식으로는 효과적인 치료라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결론 냈습니다29.
  • 청소년 우울: 103명 무작위 시험에서 관해가 29.2% 대 29.0%로 가짜 자극과 차이가 없었습니다30.
  • 임신 중 우울: 신생아에게 심각한 문제를 보고한 연구는 없었지만, 무작위 시험이 2개뿐이라 근거 수준이 낮습니다31.

자폐·치매·이명·중독까지 확장해 광고하는 곳들도 있는데, 근거가 약하거나 허가되지 않은 영역입니다. "이것도 저것도 다 된다"는 곳일수록 의심하는 편이 좋습니다.

부작용·안전성

이 치료의 가장 큰 미덕은, 솔직히 효과보다 부작용 쪽에 있습니다.

  • 가장 흔한 것은 두피 통증과 두통입니다. 자극 부위를 톡톡 두드리는 느낌 때문인데, 대개 일시적이고 시술을 거듭하면 익숙해집니다. 표준 시험에서 부작용 때문에 그만둔 사람은 100명 중 4~5명이었습니다32.
  • 가장 걱정하는 발작은 매우 드뭅니다. 전 세계 기관 174곳의 31만 회 시술을 모은 조사에서 10만 회당 8건이었고, 지침을 지키고 위험 요인이 없는 경우엔 10만 회당 2건 미만이었습니다33. 미국 임상 현장 58만 회 자료에서는 10만 회당 약 3건이었고, 앞서 말했듯 Deep TMS 쪽이 더 많았습니다14.
  • ECT와 달리 기억력에 손상을 남긴다는 보고는 사실상 없습니다.
  • 금기가 있습니다. 머리·목 근처에 자석에 반응하는 금속 이식물(동맥류 클립, 인공와우 등)이 있거나 심박동기·체내 자극기를 쓰는 경우, 간질 병력이 있는 경우는 신중히 판단합니다. 상담 때 몸속 금속·기기 여부를 꼭 알리세요.

TMS vs ECT vs 케타민, 어떻게 다를까

우울증의 '센 치료' 세 가지를 나란히 세워두면 각자 왜 그 자리에 있는지가 보입니다.

우울증에 대한 효과 비교 — ECT는 반응률 64.4%·관해율 52.9%, TMS는 반응률 48.7%·관해율 33.6%. ECT가 급성기 효과는 한 수 위지만 마취·기억 부작용·입원 부담이 따른다 (Ren 등 메타분석 2014 재구성)
우울증에 대한 효과 비교 — ECT는 반응률 64.4%·관해율 52.9%, TMS는 반응률 48.7%·관해율 33.6%. ECT가 급성기 효과는 한 수 위지만 마취·기억 부작용·입원 부담이 따른다 (Ren 등 메타분석 2014 재구성)

효과의 세기만 보면 직접 비교한 시험들을 모은 분석에서 ECT가 TMS보다 앞섭니다. 반응률 64.4% 대 48.7%, 관해율 52.9% 대 33.6%34. 다만 같은 분석에서 정신병적 증상이 없는 우울증만 보면 둘의 차이가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망상이 있거나 아주 심한 우울이라면 ECT 쪽이 분명히 앞선다는 뜻입니다. 대신 ECT는 마취·기억 부작용·입원이라는 무게를 함께 지고 옵니다. "ECT가 가장 효과적이지만 가장 견디기 어렵고, TMS는 약하지만 부드럽다." 이 문장 하나로 대부분 정리됩니다.

케타민/에스케타민은 또 다른 축입니다. 몇 시간에서 며칠 안에 빠르게 듣는 것이 강점이지만 해리감 같은 부작용과 반복 투여의 부담이 따르죠. 빠른 케타민과 부드러운 TMS. 급한 상황이냐, 오래 버텨야 하는 상황이냐에 따라 갈립니다. 머리에 약한 전류를 흘리는 tDCS는 이름이 비슷해 헷갈리지만 근거의 두께가 TMS와는 다릅니다.

비용과 현실

여기서 많은 분이 발길을 돌립니다.

국내에서 TMS는 전액 비급여입니다. 신의료기술 평가 제도가 생기기 전인 2002년에 비급여 행위로 등재된 뒤 지금까지 그렇습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2023년 재평가에서 TMS가 안전한 기술이고, 약물치료 중인 우울증 환자에게 '조건부로 권고' 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우울 증상과 반응률은 좋아졌지만 관해율과 재발률에 대한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는 단서와 함께였습니다35. 앞에서 본 숫자들과 같은 결론입니다.

비용은 병원마다 차이가 커서 상담 때 총 횟수와 회당 비용을 함께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매일 통원해야 합니다. 전통적 방식이면 6주간 거의 매일 병원을 오가야 하는데, 직장을 다니며 이걸 해내는 건 생각보다 훨씬 고됩니다. 세타버스트(3분)와 가속 프로토콜(5일)이 주목받는 진짜 이유가 여기 있어요. 효과가 극적으로 나아져서가 아니라, 통원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 아프거나 무섭나요? 마취 없이 깨어 있는 상태로 받습니다. 두피를 톡톡 두드리는 느낌과 '딱딱' 소리가 나고 초반엔 두피가 얼얼할 수 있지만 대개 익숙해집니다. 전기충격치료(ECT)처럼 경련을 일으키는 치료가 아닙니다.

Q. 약을 끊고 TMS만 받으면 되나요? 대개 그렇지 않습니다. TMS는 약을 대체한다기보다, 약이 잘 안 들을 때 더하거나 병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효과가 1년 동안 유지된 사람들도 대부분 약을 함께 먹고 있었습니다. 복용 중인 약을 임의로 끊지 말고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세요.

Q. Deep TMS가 일반 TMS보다 낫나요? 우울증에서는 '더 낫다'는 근거가 확실하지 않습니다. 맞대결 시험에서 관해 차이는 뚜렷하지 않았고, 발작은 Deep TMS 쪽이 더 많았습니다. 강박장애처럼 Deep TMS로 허가 시험을 거친 질환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Q. 효과는 언제쯤 느껴지나요?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개 몇 주에 걸쳐 서서히 나타납니다. 표준 횟수로는 반응이 없다가 횟수를 늘려 뒤늦게 좋아진 사람도 324명 중 22.5%였습니다36. 한두 번 받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Q. 한 번 좋아지면 계속 유지되나요? 좋아진 사람의 절반 가까이는 1년 안에 다시 나빠집니다. 그래서 약물 병행이나, 재발 조짐이 보이면 다시 받는 유지 계획을 미리 세웁니다. '한 코스로 영구히 끝'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 전문의 한마디

TMS를 문의하시는 분들은 대개 "약은 그만 먹고 싶다"는 마음으로 오십니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TMS를 '약을 대신할 마법'으로 기대하고 오시면 실망하기 쉽습니다. 제가 환자분들께 설명드리는 방식은 이렇습니다. TMS의 진짜 매력은 효과가 세다는 것이 아니라, 마취도 입원도 없이, 살이 찌거나 무기력해지는 전신 부작용도 없이 받을 수 있다는 '부드러움'에 있다고요. 그래서 약을 한두 가지 써봤는데 부작용이 힘들었거나 효과가 아쉬웠던 분, 혹은 약을 최대한 줄이고 싶은 분께 더해서 시도해 볼 만한 선택지입니다.

Deep TMS냐 일반 TMS냐, 5일이냐 6주냐는 생각보다 덜 중요합니다. 더 중요한 건 언제 시작하느냐, 그리고 끝난 뒤 어떻게 지키느냐입니다. 매일 오셔야 하는 통원 부담과 비급여 비용, 재발 대비 계획까지 시작 전에 현실적으로 함께 계산해 보시길 권합니다.


TMS 이야기를 마치고 나면 환자분들 표정이 대체로 두 갈래로 갈립니다. 기대가 꺾여 조금 가라앉는 얼굴, 그리고 오히려 마음이 정해진 듯 가벼워지는 얼굴. 저는 두 번째 얼굴을 더 많이 봅니다. 광고가 말하는 '약 없는 완치'와, 실제의 '약이 안 들을 때 겨뤄볼 만한 선택지' 사이에는 분명한 거리가 있는데, 그 거리를 모르고 시작하면 실망이 남고 알고 시작하면 도움이 남더군요. 약이 여러 번 실패해 다음 단계를 고민 중이라면 치료저항성 우울증 글도 함께 읽어 보세요. 어느 쪽이든 시작과 중단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결정하세요.

2026년 10월 15일 보강: 방식별 비교표, Deep TMS, 약물 교체와의 직접 비교 시험, 효과 지속 기간, 양극성·청소년 우울의 근거, 국내 재평가 결과를 더했습니다. 가속 프로토콜의 FDA 허가 연도(2022년)를 바로잡고 출처를 확인하지 못한 미국 비용 수치를 뺐습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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