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 아이가 눈을 유난히 세게 깜빡입니다. 얼마 지나 그건 사라지는가 싶더니, 이번엔 코를 킁킁대거나 목을 가다듬는 소리를 반복합니다. 부모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가, 점점 "왜 자꾸 그래", "그만 좀 해" 하고 다그치게 됩니다. 눈병인가 싶어 안과에 가고, 비염인가 싶어 이비인후과에 가기도 하고요.

이런 반복적인 움직임과 소리는 '버릇'이나 '불안해서 그러는 것'으로 오해받기 쉽습니다. 하지만 상당수는 의지로 만드는 습관이 아니라 틱(tic)입니다. 그리고 다그치는 것이 왜 도움이 안 되는지, 대신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아둘 가치가 충분합니다.

틱은 '버릇'이 아니다

틱은 갑작스럽고 빠르며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움직임이나 소리입니다. 눈 깜빡임, 얼굴 찡그림, 어깨 들썩임처럼 몸으로 나타나면 운동 틱, 킁킁대기, 헛기침, 특정 소리 내기처럼 소리로 나타나면 음성 틱이라 부릅니다. 대개 4~6세 무렵 눈 깜빡임 같은 단순한 형태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핵심은 이것이 완전한 자발적 행동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많은 아이가 틱 직전에 '전조 충동'이라 부르는 묘한 느낌을 경험합니다. 눈이 간질거리거나 목이 답답한 것 같은 감각이 차오르고, 틱을 하고 나면 그게 잠깐 풀리는 식입니다. 재채기를 참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 "왜 자꾸 그래"라는 물음에 아이가 제대로 답할 수 없는 건 당연합니다. 본인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니까요.

틱은 지속 기간과 종류에 따라 나뉩니다.

유형특징
잠정적 틱장애운동 또는 음성 틱이 1년 미만 지속. 아동기에 흔함
지속성(만성) 틱장애운동 '또는' 음성 틱이 1년 이상 지속
뚜렛증후군여러 운동 틱과 하나 이상의 음성 틱이 1년 이상 함께

'그만해'가 틱을 키운다

부모가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바로 이 지점입니다. 틱을 볼 때마다 지적하고 그만하라고 요구하는 것.

물론 아이는 잠깐은 틱을 참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억제는 오래가지 못하고, 참았던 틱이 나중에 더 몰려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참았던 재채기가 결국 터지듯이요. 게다가 "그만해"라는 말은 아이에게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수치심과 긴장을 안깁니다. 그런데 틱은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 다그침은 아이를 위축시키면서 틱을 오히려 부추기는 역효과를 냅니다.

꼭 기억할 것. 틱은 혼내서 고치는 것이 아닙니다. 지적과 압박은 아이에게 수치심과 긴장을 더해 틱을 키우기 쉽습니다. 틱에 쏟는 관심을 줄이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그 자체로 도움이 됩니다.

대부분은 좋아진다

여기서 많은 부모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 그리고 가장 안심이 되는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틱의 경과는 생각보다 밝습니다.

틱은 대체로 10~12세 무렵 가장 심해졌다가, 청소년기를 지나며 잦아드는 경과를 밟습니다. 장기 추적 연구를 보면, 뚜렛증후군이 있던 아이들의 약 4분의 3이 성인이 될 무렵 틱이 크게 줄었고, 3분의 1 이상은 아예 틱이 사라졌습니다1. 성인이 되어 어릴 때보다 틱이 더 나빠지는 경우는 5%도 되지 않았고요. 즉 대다수에게 틱은 '평생 안고 갈 병'이 아니라 '지나가는 시기'에 가깝습니다.

정작 더 힘든 건 따로 있을 수 있다

틱 자체보다 부모가 더 눈여겨봐야 할 것이 동반 문제입니다. 틱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는 주의력 문제나 강박 증상이 함께 오는 경우가 매우 흔하거든요.

실제로 많은 아이에게서 ADHD강박증이 동반되고, 일상에서의 어려움은 틱보다 오히려 이 동반 문제 때문일 때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진료에서도 틱만 볼 게 아니라 주의력과 강박, 불안을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틱은 옅어져도 동반된 ADHD나 강박이 남아 아이를 힘들게 할 수 있으니까요.

한 가지 오해도 풀어두겠습니다. 미디어는 뚜렛증후군 하면 욕설을 내뱉는 장면을 즐겨 그리지만, 이런 욕설 틱은 실제로는 드문 편이고 진단에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대다수의 틱은 눈 깜빡임이나 킁킁거림 같은 훨씬 평범한 모습입니다.

좋아지게 돕는 방법

대부분 저절로 나아진다지만, 틱이 아이의 생활이나 마음을 괴롭힐 만큼 심하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다행히 근거가 탄탄한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 선택지는 약이 아니라 행동치료입니다. '틱을 위한 포괄적 행동중재(CBIT)'라고 불리는 이 치료는, 전조 충동을 알아차리고 틱과 양립할 수 없는 다른 동작으로 대응하는 훈련이 핵심입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CBIT를 받은 그룹은 틱 심각도(YGTSS)가 대조군보다 뚜렷하게 더 감소했습니다2. 이 효과는 성인에게서도 확인됐고요3. '의지로 참기'와는 전혀 다른, 구조화된 훈련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틱이 더 심하거나 통증·손상을 유발하는 경우에는 약물을 고려합니다. 주의력 문제가 함께 있다면 구안파신 같은 약이 틱과 ADHD를 함께 다루는 데 쓰이고, 틱 자체가 심할 때는 항정신병약물이 사용됩니다. 특히 아리피프라졸은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다기관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소아·청소년의 틱을 위약보다 유의하게 줄여4, 뚜렛증후군 치료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만 약은 부작용을 저울질해 증상이 정말 생활을 방해할 때 신중히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아이의 눈 깜빡임이나 킁킁거림을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내려놓아야 할 것은 '내 훈육이 부족해서'라는 자책과 '왜 그만 못 하냐'는 다그침입니다. 틱은 부모의 잘못으로 생기는 것도, 아이가 관심을 끌려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틱에 쏟는 시선을 줄이고, 아이가 편안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함께 온 주의력이나 강박 문제가 있는지 살피는 것. 그리고 틱이 아이를 힘들게 할 정도라면 검증된 치료의 도움을 받는 것. 대부분의 아이에게 틱은 시간이 지나며 옅어지는 파도 같은 것입니다. 그 파도가 지나가는 동안 아이가 자신을 이상한 아이로 여기지 않도록 곁을 지켜주는 일이, 어쩌면 어떤 치료보다 먼저입니다.


참고 자료

  • 틱의 소아 대상 행동치료(CBIT) 무작위 임상시험 (Piacentini 등, JAMA 2010): PubMed
  • 성인 대상 행동치료(CBIT) 무작위 임상시험 (Wilhelm 등, Arch Gen Psychiatry 2012): PubMed
  • 뚜렛증후군의 임상 경과와 예후 (Bloch·Leckman, J Psychosom Res 2009): PubMed
  • 소아·청소년 틱에 대한 아리피프라졸 다기관 무작위 대조시험 (Yoo 등, J Clin Psychiatry 2013): PubMed

참고문헌

  1. Bloch·Leckman, 2009
  2. Piacentini 등, 2010
  3. Wilhelm 등, 2012
  4. Yoo 등,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