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약 이야기를 하면 열에 아홉은 콘서타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이런 말을 듣는 순간이 있습니다.
"선생님, 그거 마약류라면서요?"
틀린 말이 아닙니다. 콘서타도 메디키넷도 향정신성의약품입니다. 처방받을 때마다 기록이 남고, 남는 약은 함부로 둘 수 없습니다. 실제로 이것 때문에 치료를 망설이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이 부모님은 "평생 마약류를 먹이는 건가" 걱정하고, 성인 환자는 회사에 알려질까 걱정합니다.
그 자리에서 꺼내는 카드가 스트라테라(성분명 아토목세틴, Atomoxetine) 입니다. ADHD 약 중 유일하게 마약류가 아닌 약입니다.
그런데 이 약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오리지널 스트라테라는 지금 한국에 없습니다. 2023년에 공급이 끊겼고, 2025년 1월에는 허가까지 취하됐습니다. 이 글의 제목에 있는 그 이름은, 엄밀히 말하면 국내에서 이미 사라진 이름입니다.
그런데도 이 약은 지금 한국에서 처방이 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그리고 이 약이 실제로 얼마나 듣는지 — "자극제보다 약하다"는 통념이 성인에서는 맞지 않는다는 사실까지 포함해서 — 근거와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핵심 정보 한눈에
- 상품명: 스트라테라(Strattera) — 국내 유통 종료. 현재는 아토목신캡슐(명인제약), 환인아토목세틴캡슐(환인제약) 등 제네릭으로 처방
- 성분명: 아토목세틴(Atomoxetine)
- 분류: 선택적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비자극제) — 전문의약품이며 향정신성의약품이 아닙니다
- 주 용도: ADHD (소아·청소년 및 성인)
- 흔한 용량: 소아 0.5mg/kg 시작 → 목표 1.2mg/kg / 성인 40mg 시작 → 목표 80mg (최대 100mg)
- 최대 강점: 마약류가 아님(오남용·전용 위험 없음), 틱·불안 동반 시 유리, 끊을 때 서서히 줄일 필요 없음
- 대표 약점: 느립니다. 효과가 몇 주에 걸쳐 천천히 올라옴. 성인에서 오심(26%)·구강건조·성기능 부작용
- 효과 시점: 2~4주부터 시작해 24주까지도 계속 좋아짐 — 이 약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특징
- 급여: 6~65세, ADHD 확진 시. 2016년 9월부터 성인 신규 진단자도 급여
⚠️ 이 글은 정보 제공용입니다. 약의 시작·변경·중단은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의하세요.
스트라테라는 왜 한국에서 사라졌나
먼저 이 이야기부터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검색해서 이 글에 오신 분들이 가장 궁금해할 부분이니까요.
- 2023년 6월 — 한국릴리가 국내 유통을 맡던 보령에 공급 중단을 통보했습니다. "재공급 계획도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1.
- 2025년 1월 22일 — 식약처 의약품안전나라에서 스트라테라캡슐 전 함량(10·18·25·40·60·80mg)이 '취하' 처리됐습니다2. 행정처분이 아니라 회사가 스스로 허가를 반납한 자진 취하입니다.
이유는 안전성 문제가 아니라 장사입니다. 2022년 국내 ADHD 치료제 시장 360억 원 중 콘서타 계열이 239억 원(약 67%)을 가져갈 때, 스트라테라는 44억 원에 그쳤습니다. 2014년 제네릭이 대거 들어오면서 오리지널의 가격 경쟁력이 사라진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이건 한국만의 일도 아닙니다. 릴리는 2025년 8월 미국에서도 스트라테라를 단종했습니다. 여기서 아주 중요한 대목이 있습니다 — 미국 FDA는 이 단종을 공식 검토한 뒤 "안전성이나 유효성을 이유로 철수된 것이 아니다"라고 판정했습니다3. 그 덕분에 제네릭은 계속 승인·공급됩니다.
핵심 — 오리지널이 사라진 것과 약이 위험한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스트라테라의 퇴장은 순수한 사업적 결정이었고, FDA가 이를 공식 확인했습니다. 지금 처방받는 제네릭 아토목세틴은 같은 성분, 같은 효과, 같은 안전성입니다. "오리지널이 없어졌다니 문제 있는 약 아니냐"는 걱정은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실제로 국내 아토목세틴 처방량은 2020년에서 2024년 사이 약 3.1배 늘었습니다(2025년 국정감사 심평원 자료). 브랜드는 떠났는데 약은 오히려 자리를 넓힌 셈입니다.
참고로 2026년 1~3월, 환인제약이 국내 최초로 아토목세틴 '정제'(알약) 형태를 허가받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캡슐뿐이었습니다. 다만 실제 출시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아, 처방 현장에서 만나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이 약의 가장 큰 차이 — 마약류가 아닙니다
콘서타·메디키넷의 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는 향정신성의약품, 즉 마약류로 관리됩니다. 반면 아토목세틴은 그냥 전문의약품입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규제물질 지정이 안 돼 있고, 스트라테라 허가사항에는 아예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 "STRATTERA는 규제물질이 아니다(is not a controlled substance)."
이게 그냥 서류상의 차이가 아닙니다. 실제로 남용이 안 되는 약이라는 게 실험으로 확인됐습니다.
Jasinski 등의 2008년 연구는 자극제를 선호하는 약물 남용 경험자 40명을 모아, 아토목세틴(45·90·180mg)과 메틸페니데이트(90mg), 펜터민, 위약을 무작위 이중맹검으로 비교했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 메틸페니데이트와 펜터민은 위약보다 유의하게 더 "좋아함(liking)"을 받았습니다
- 아토목세틴은 어떤 용량에서도 위약보다 선호되지 않았습니다 — 180mg이라는 고용량에서조차요
즉 약을 좋아할 준비가 된 사람들에게 줘도 아무 매력이 없는 약입니다. 그래서 이 약은 나눠 팔릴 일도, 몰래 더 먹을 일도 없습니다.
실제로 이게 중요해진 사건도 있었습니다. 2024년 11월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콘서타가 전 함량 공급 부족을 겪었습니다. 한국얀센이 식약처에 다섯 차례나 공급 부족을 보고했고, 원료 수급 문제와 전 세계적 수요 급증이 겹친 결과였습니다4. 다행히 2026년 초에는 해소됐습니다5. 미국에서 자극제 품귀가 반복되는 것도 마약류라 생산 쿼터의 통제를 받기 때문인데, 아토목세틴은 마약류가 아니라 이 문제에서 자유롭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듣나 — "자극제보다 약하다"는 반만 맞습니다
이 약에 대한 가장 흔한 평가는 "효과는 자극제보다 못하다"입니다. 근거가 있는 말입니다. 다만 아이 이야기일 때만 그렇습니다.
ADHD 약을 통째로 비교한 Cortese 등의 Lancet Psychiatry 2018 네트워크 메타분석(133개 무작위 연구, 소아·청소년 10,068명 + 성인 8,131명)의 결과를 보시죠.
이 그래프가 뜻하는 것: 막대가 길수록 효과가 크다는 뜻이고, 막대 끝의 가로선은 "이 정도 범위 안에 진짜 값이 있을 것"이라는 불확실성의 폭입니다.
위쪽(소아·청소년)을 보면 암페타민 계열이 가장 길고, 콘서타 계열이 그다음, 아토목세틴이 가장 짧습니다. 실제로 콘서타와 아토목세틴을 직접 비교하면 차이 0.22(신뢰구간 0.05~0.39)로 콘서타가 유의하게 앞섭니다. 신뢰구간이 0을 넘지 않으니 "진짜 차이"입니다.
그런데 아래쪽(성인)을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콘서타 0.49, 아토목세틴 0.45 — 막대 길이가 거의 같아집니다. 직접 비교하면 차이 0.04(신뢰구간 −0.14~0.23), 신뢰구간이 0을 큼직하게 가로지릅니다. 통계적으로 두 약을 구별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아이에게는 콘서타가 낫습니다. 어른에게는 무승부입니다. (암페타민 계열은 성인에서도 여전히 앞섰지만, 국내에는 ADHD용으로 유통되지 않습니다.)
2025년에 나온 성인 ADHD만 따로 본 최신 메타분석(113개 연구·14,887명)도 같은 맥락입니다. "자극제와 아토목세틴만이 환자 본인 평가와 의사 평가 양쪽에서 모두 효과가 확인된 유일한 개입"이었습니다. 다만 이 연구는 냉정한 사실도 함께 짚었습니다 — 어떤 ADHD 약도 '삶의 질' 개선은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증상은 줄이지만 삶이 나아지는 건 약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 약의 진짜 성격 — 느리게, 그러나 오래 오릅니다
아토목세틴을 이해하는 열쇠는 속도입니다. 콘서타는 아침에 먹으면 그날 낮에 효과가 옵니다. 아토목세틴은 그렇지 않습니다. 몇 주가 걸립니다. 이게 이 약을 중간에 포기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런데 여기 아주 중요한 데이터가 있습니다. Sobanski 등이 13개 연구를 통합해 24주까지 추적한 분석(24주 완료자 1,443명)에서, 환자들의 반응 궤적을 군집으로 나눠 봤더니:
- 다섯 군집 중 네 개(완료자의 95%)가 24주까지 계속 좋아졌고, 24주에도 뚜렷한 정체가 없었습니다.
- 그리고 결정적인 숫자 — 가장 느린 군집은 8주 시점에 반응률이 겨우 5%였는데, 24주 시점에는 48%가 반응했습니다.
8주에 5%였던 사람들의 절반이 24주에는 반응했다는 뜻입니다. 6주 해보고 "이 약 안 듣네" 하고 그만뒀다면 놓쳤을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반응이 부족할 때 용량을 올리면 될까요? 2026년에 나온 용량-효과 메타분석(Lancet Psychiatry 2026, 113개 연구)의 답은 뜻밖입니다 — 아토목세틴에서는 용량과 효과의 관계를 찾지 못했습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용량을 올릴수록 효과가 오르는 게 보이는데, 아토목세틴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두 연구를 합치면 이 약의 사용설명서가 나옵니다. 올리지 말고 기다리세요. 치료 용량에 도달했는데 효과가 아쉽다면, 증량은 근거가 없고 시간이 답입니다.
다만 위 24주 데이터는 '끝까지 복용한 사람들'만 분석한 것이라, 중간에 그만둔 사람들이 빠진 만큼 실제보다 좋아 보였을 가능성은 감안해야 합니다.
그래서 누구에게 이 약을 먼저 쓰나
근거의 강도가 항목마다 크게 다릅니다. 정직하게 나눠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근거가 탄탄한 것
① 틱이 있을 때 — 자극제는 틱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Allen 등의 Neurology 2005 연구(ADHD+틱장애 148명, 최대 18주)에서 아토목세틴은 틱을 악화시키지 않았고,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틱 점수 −5.5 vs 위약 −3.0)을 보였습니다. 다만 이 차이는 p=0.063으로 통계적 유의성엔 못 미쳤습니다. 그러니 정확한 표현은 "틱을 치료한다"가 아니라 "틱을 악화시키지 않는다" 입니다. 영국 NICE 가이드라인도 자극제로 틱이 생기면 아토목세틴을 대안으로 고려하라고 권합니다.
② 불안이 함께 있을 때 — 소아 176명 연구와 성인 442명 연구 모두에서 ADHD 증상과 불안 증상이 함께 좋아졌습니다. 자극제는 불안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의미 있는 장점입니다.
다만 여기에도 단서가 붙습니다. ADHD 없이 순수하게 사회불안만 있는 성인 2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위약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즉 "ADHD에 동반된 불안에는 듣지만, 불안 자체의 약은 아닙니다."
③ 오남용·전용이 걱정될 때 — 앞서 본 대로입니다. 다만 여기서도 오해를 하나 풀어야 합니다. 물질사용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이 약을 쓰는 근거는 "중독을 치료해서"가 아니라 "이 약은 남용될 수 없어서" 입니다. 실제로 청소년 물질사용장애 동반 ADHD 환자 70명 연구에서는 ADHD 증상도, 물질 사용도 위약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근거가 약한 것 (그런데 많이들 말하는 것)
"24시간 내내 커버되고 저녁 반동이 없다" — 기전상 말이 되고 임상적으로도 그렇게 느껴지지만, 근거는 위약 대조가 없는 공개 연구 두 건뿐입니다. 연구 저자들 스스로 "위약 대조가 없어 약물 특유의 효과인지 확정할 수 없다"고 적었습니다. 참일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마케팅에 가까운 주장입니다.
"반항적 행동(ODD)에도 좋다" — 226명 연구에서 ADHD 증상은 좋아졌지만 ODD 증상은 종료 시점에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저자들도 "특이적·지속적 효과는 불확실"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부작용 — 정직한 숫자, 그리고 제가 틀렸던 것
흔한 부작용 (제네릭 허가사항 기준, 아토목세틴% vs 위약%)
소아·청소년: 두통 19/15, 복통 18/10, 식욕감소 16/4, 졸림 11/4, 구토 11/6, 오심 10/5, 피로 8/3, 과민성 6/3
성인: 오심 26/6, 구강건조 20/5, 식욕감소 16/3, 불면 15/8, 피로 10/6, 어지럼 8/3, 발기부전 8/1, 배뇨주저 6/1, 사정장애 4/1
성인에서 오심이 26%로 가장 두드러집니다. 그리고 발기부전(8배)·배뇨주저(6배)·사정장애 같은 비뇨·성기능 쪽 부작용은 이 약의 특징적인 부분인데, 남성 성인 환자에게 잘 안 알려져 있어 미리 말씀드리는 게 좋습니다. 노르아드레날린을 올리는 약이라 방광 조임근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상대적 배수는 커 보여도 절대 증가폭은 5~7%p 수준입니다.
⚠️ 제가 이 글을 쓰며 고쳐야 했던 것 두 가지
첫째 — "아토목세틴은 불면이 없다"는 성인에서 틀렸습니다. 소아에서는 맞습니다(졸림 11% vs 4%, 불면은 보고 역치에도 못 미침). 그런데 성인에서는 불면이 15% vs 위약 8%로, 위약의 거의 두 배이고 자기 자신의 졸림(8%)보다도 높습니다. 정확한 문장은 이렇습니다 — "자극제보다는 불면이 적다"(사실), "불면을 일으키지 않는다"(성인에선 거짓). 실제로 자극제와 직접 비교한 11개 연구 메타분석에서 메틸페니데이트의 불면 위험이 아토목세틴의 2.27배(1.63~3.15)였습니다. 반대로 졸림·오심·구토는 아토목세틴이 훨씬 많았습니다.
둘째 — "비자극제라서 심장에 순하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이게 저에게 가장 뜻밖이었습니다. Farhat 등의 Lancet Psychiatry 2025 메타분석(102개 연구, 소아 13,315명 + 성인 9,387명)은 이렇게 결론지었습니다.
- 소아에서 아토목세틴의 수축기혈압 상승은 +1.07mmHg로 가장 작았지만,
- 맥박 상승은 +5.58bpm으로 비교된 모든 ADHD 약 중 가장 컸습니다. 메틸페니데이트보다도 큽니다.
연구진의 문장을 그대로 옮기면 — "암페타민·리스덱삼페타민·메틸페니데이트가 아토목세틴이나 빌록사진에 비해 혈역학 수치를 더 크게 올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권고합니다. "어떤 약물치료를 받든 혈압과 맥박을 감시해야 하며, 자극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영국 규제기관(MHRA)은 이미 2012년에 이 문제로 조치를 취했습니다. 소아·성인의 약 6~12%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혈압·맥박 변화가 있었고, 그중 15~32%는 지속적이거나 진행성이었습니다. 그래서 치료 전 심장 병력 확인, 용량 조정 시마다 그리고 최소 6개월마다 혈압·맥박 측정을 권고합니다.
그렇다고 이 약이 심장에 위험한 약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반대 신호가 있습니다. 스웨덴 인구 27만 8,027명을 분석한 JAMA Psychiatry 2024 연구에서 메틸페니데이트·리스덱삼페타민은 장기 사용 시 심혈관 위험이 지속적으로 올라간 반면, 아토목세틴은 첫 1년에만 소폭(1.07배) 오르고 장기 사용에서는 위험 상승이 없었습니다.
두 연구를 억지로 화해시키지 말고 그냥 이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 단기적으로 맥박은 이 약이 더 올린다. 장기적인 심혈관 사고는 이 약이 더 낫다. 둘 다 사실이고, 그래서 혈압·맥박은 재야 합니다.
무서운 경고 둘 — 뜯어보면 이렇습니다
자살 관련 경고 (블랙박스)
허가사항 맨 앞에 붙은 가장 무서운 경고입니다. 실제 근거를 보시죠.
원래 근거(2005년 FDA 분석): 소아 대상 14개 시험 2,208명(아토목세틴 1,357명 / 위약 851명)에서
- 자살 관념 0.4%(1,357명 중 5명) vs 위약 0%, 자살 시도 1건
- 완결된 자살은 0건
- 모든 사건이 12세 이하에서, 모든 사건이 치료 첫 달에 발생
그 이후 훨씬 큰 데이터에서는 재현되지 않았습니다.
- 릴리 전체 데이터베이스 분석(소아 23개 시험 3,883명 + 성인 9개 시험 3,365명): 완결 자살 0건. 소아에서 자살행동·관념 0.37% vs 0.07%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p=0.42). 성인은 0.11% vs 0.12%로 사실상 동일.
- 미국 26개 주 메디케이드 27만 9,315명 코호트 연구: 자극제와 비교해 "통계적으로도 임상적으로도 의미 있는 위험 증가가 없었다"(위험비 0.95).
정직한 결론: 경고는 여전히 유효하고, 치료 첫 달에 아이의 기분·행동을 살피는 것은 정당합니다. 다만 "자살을 유발하는 약"이라는 표현은 데이터가 지지하지 않습니다. 원래 근거 자체가 2,208명 중 5건 대 0건이었고, 이후 7,000명 규모 시험 통합과 28만 명 코호트 어디에서도 재현되지 않았습니다. 워낙 드문 사건이라 아주 작은 위험까지 배제할 수는 없다는 점만 함께 기억하시면 됩니다.
간 손상 경고
이것도 실제 숫자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경고의 기원은 2004년, 중증 간손상 2건입니다. 그 시점의 배경 노출 인구는 200만 명이 넘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약을 끊고 회복했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약물간손상 데이터베이스6에 따르면 약 430만 명 중 간 이상반응 보고는 0.01% 미만이고, 간수치(ALT) 상승은 약 0.5%에서 나타납니다. 대부분 저절로 좋아집니다. 다만 아주 드물게 응급 간이식이 필요했던 사례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정기 간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허가사항은 루틴 검사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대신 증상이 생기면 검사하는 방식입니다. 기억하실 증상은 이렇습니다 — 황달(눈·피부가 노래짐), 소변이 콜라색으로 진해짐, 오른쪽 윗배 통증, 가려움, 이유 없는 몸살 기운. 이런 게 생기면 알려주세요.
한국인이라면 알아야 할 것 — CYP2D6 이야기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한국 독자에게 중요하고, 동시에 국내에서 가장 안 다뤄지는 부분입니다.
아토목세틴은 간의 CYP2D6라는 효소가 분해합니다. 이 효소의 유전형에 따라 약물 농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효소가 거의 없는 사람(대사 불량자, PM)은 같은 용량에서 혈중 농도가 약 10배, 반감기가 5.2시간에서 21.6시간으로 뜁니다. 백인의 약 7%가 여기 해당합니다.
그럼 한국인은? PM이 0.2%밖에 안 됩니다. 백인의 30분의 1 수준이죠. 그러니 안심해도 될까요?
여기가 반전입니다. 한국인은 PM이 없는 대신, 중간 대사자(IM)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한국인 3,417명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46.2%가 CYP2D6*10이라는 '기능이 떨어진' 유전형을 갖고 있습니다. 백인에게는 거의 없는 유전형입니다. 국제 지침 기준으로 보면 이 유전형을 가진 한국인 대부분이 공식적으로 '중간 대사자'로 분류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어떻게 될까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두 개의 독립적인 연구가 같은 답을 냈습니다.
- 건강한 한국인 62명 연구: 이 유전형을 양쪽 다 가진 사람은 혈중 노출량(AUC)이 3.40배
- 한국인 399명 유전형 분석 연구: 같은 조건에서 3.14배
즉 한국인의 상당수는 PM처럼 10배는 아니지만, 대략 3배 정도 약에 더 노출됩니다.
이게 실제 임상에서 무슨 뜻인지는 중국 소아 385명의 혈중 농도를 측정한 2024년 연구가 보여줍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아토목세틴 농도 측정 연구입니다.
- 385명 중 PM은 단 1명(0.33%) — 동아시아에서 PM이 얼마나 드문지 재확인
- 반응률: 중간 대사자 93.6% vs 정상 대사자 85.7% (p=0.013) — 중간 대사자가 더 잘 듣습니다
- 그런데 부작용도 더 많습니다: 체중 감소 14.4% vs 5.0%, 과민성 15.2% vs 5.8%
같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약이 몸에 더 오래 머무니 더 잘 듣고, 더 불편합니다.
균형을 위해 반대 근거도 말씀드립니다. 일본인 4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같은 유전형의 노출량이 2배 남짓 높았지만, 부작용은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지 않았고, 연구진은 "높은 노출이 임상적으로 유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건강한 성인 남성 49명의 단기 연구라는 한계는 있지만, 이 반대 근거를 빼고 이야기하면 공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 국제 약물유전학 지침(CPIC)에서 아토목세틴은 이 유전형의 보유 여부만으로 권고가 갈리는 드문 약입니다. 지침 원문은 이렇습니다 — 아토목세틴의 경우 활성점수 1.0인 환자에 대한 처방 권고가 CYP2D6*10 대립유전자의 "존재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고 명시합니다.
그런데 이 유전형이 인구의 절반인 나라에서, 국내 아토목세틴 허가사항에는 그 이야기가 한 글자도 없습니다. (식약처 허가사항 확인 결과, 한국인·아시아인 특이 용량 조절 언급도, CYP2D6*10 언급도 없습니다.)
그럼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 아닙니다. 실제 진료에서는 유전형을 몰라도 됩니다 — 천천히 올리고, 반응과 부작용을 보고 조절하면 결과적으로 같은 곳에 도착합니다. 다만 "이 약에 유난히 예민한 사람이 한국에 많다"는 사실은 알아두실 만합니다. 부작용이 심하다고 해서 유별난 게 아니라, 꽤 흔한 유전형일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실전 — 오심을 줄이는 법, 그리고 조심할 약
용량 - 소아·청소년(70kg 이하): 0.5mg/kg 시작 → 목표 1.2mg/kg (최대 1.4mg/kg 또는 100mg 중 적은 쪽) - 70kg 초과·성인: 40mg 시작 → 목표 80mg (최대 100mg)
오심을 줄이는 두 가지 손잡이 — 원리는 같습니다. 아토목세틴의 오심은 혈중 농도가 확 치솟을 때 생깁니다. 그러니 꼭대기를 낮추면 됩니다.
- 나눠 먹기: 성인 218명 이중맹검 연구에서 80mg을 한 번에 vs 40mg씩 두 번을 비교했더니, 오심이 32.4% → 16.4%로 절반이 됐습니다.
- 음식과 함께 먹기: 고지방식과 함께 먹으면 총 흡수량은 그대로인데 최고 농도가 37% 낮아집니다. 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음식과 함께 먹으면 오심이 준다"를 직접 검증한 연구는 찾지 못했습니다. 허가사항이 보증하는 건 농도가 37% 낮아진다는 것까지고, 오심이 준다는 건 거기서 나온 합리적 추론입니다.
⚠️ 특히 조심할 약 — 항우울제 병용 이건 국내 진료에서 아주 흔한 상황이라 꼭 짚습니다. 팍실(파록세틴)이나 푸로작(플루옥세틴)은 CYP2D6를 강력하게 막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파록세틴을 함께 쓰면 아토목세틴의 혈중 노출량이 6.5배로 뜁니다. 연구진의 표현은 이렇습니다 — "결과적으로 대사 불량자와 유사한 약동학이 된다." ADHD와 우울·불안이 함께 있어 두 약을 같이 쓰는 일이 흔한데, 이때는 반드시 의사가 알고 있어야 합니다.
간 기능이 나쁘면 중등도 간장애에서는 용량을 절반으로, 중증에서는 4분의 1로 줄입니다.
끊을 때 — 이 약만의 특권
아토목세틴은 서서히 줄일 필요가 없습니다. 이건 제 의견이 아니라 허가사항에 그대로 적혀 있는 문장입니다 — "아토목세틴 캡슐은 점감(tapering) 없이 중단할 수 있다."
근거도 있습니다. Wernicke 등이 4개 연구를 통합한 분석에서 9~10주 복용 후 급속 중단(93명) vs 서서히 감량(89명) vs 위약(195명)을 비교했더니:
- 급성 중단 증후군 없음. 중단할 때 생긴 증상은 급속 중단과 위약 사이에 통계적 차이가 없었습니다.
- ADHD 증상은 다시 나타나지만 치료 전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가지는 않았습니다.
여기서 꼭 구분해야 할 게 있습니다. 이 약을 끊고 증상이 돌아오는 건 금단 증상이 아니라 병이 다시 드러나는 것입니다. 며칠에서 몇 주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고, 몸이 아프거나 하는 금단 현상은 없습니다.
ADHD 약 중에서 이렇게 차갑게 끊을 수 있는 건 아토목세틴뿐입니다. 콘서타 같은 자극제는 안전상 감량이 필수는 아니지만 증상이 훨씬 빠르고 크게 돌아옵니다. 반면 구안파신·클로니딘 계열은 갑자기 끊으면 반동성 고혈압이 올 수 있어 반드시 서서히 줄여야 합니다.
얼마나 오래 먹어야 하나
재발 예방을 본 연구는 셋 다 양성입니다. 소아 416명을 9개월 추적한 연구에서 재발률은 22.3% vs 위약 37.9%(p=0.002)였습니다. 성인 대상 대규모 연구에서도 반응 유지 64.3% vs 50.0%로 약을 계속 먹는 쪽이 나았습니다.
그런데 1년 넘게 잘 치료된 환자를 다시 무작위로 나눈 연구에서 저자들이 흥미로운 말을 남겼습니다. 개인차가 크고, 1년쯤 잘 치료된 일부 환자는 "이득을 굳혔을" 수 있어 약을 끊어보는 시도를 제안할 만하다는 것입니다. 시험을 한 연구자들이 직접 '약 끊기 시도'를 지지한 드문 사례입니다.
영국 NICE 가이드라인도 같은 방향입니다 — 최소 1년에 한 번 약물치료를 검토하고, 약을 줄이거나 끊어보는 시기를 고려하라고 권합니다. 평생 먹는 약이 아닙니다.
급여와 비용
- 6세~65세, DSM-5 또는 ICD-10 기준으로 ADHD가 확진된 환자에게 급여됩니다.
- 2016년 9월부터 성인 신규 진단자도 급여 대상입니다. 그전에는 어릴 때 진단받은 사람만 됐는데, 학회가 "소아청소년기에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진단 시기를 놓친 환자가 85% 이상일 것"이라는 근거로 요청해 풀렸습니다7. 어른이 되어 처음 진단받아도 보험이 됩니다.
- 6개월마다 치료 효과를 평가해 계속 투여 여부를 정합니다.
- 약값은 캡슐 한 알에 750~850원 수준이고, 급여로 본인부담 30%면 하루 한 알 기준 한 달 약 7~8천 원 정도입니다(약값만, 진료비 별도).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아토목세틴과 켑베이(클로니딘)를 함께 쓰면 급여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심사 기준이 둘 다 '비자극제'라는 이유로 같은 작용기전으로 묶어놨기 때문인데, 실제로는 기전이 전혀 다른 약입니다. 정신과의사회가 이 문구를 고쳐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8.
뜻밖의 소식 — 이 약이 수면무호흡증 약이 될지도 모릅니다
브랜드는 단종됐는데, 이 분자에는 두 번째 삶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AD109라는 약이 있습니다. 아록시부티닌 2.5mg + 아토목세틴 75mg을 합친 하루 한 번 먹는 알약입니다. 아토목세틴이 노르아드레날린을 올려 자는 동안 혀 근육을 받치는 신경을 깨워, 기도가 막히지 않게 한다는 원리입니다.
3상 연구(성인 646명) 결과가 2026년 5월 발표됐는데, 무호흡-저호흡 지수가 55.6% 감소했습니다(위약 대비 p≤0.0001). 미국 FDA에 허가 신청이 접수됐고, 결정 목표일은 2027년 2월 28일입니다.
만약 승인되면 세계 최초의 먹는 수면무호흡증 치료제가 됩니다. 2000년대에 ADHD 약 2인자였고 방금 브랜드가 단종된 분자가 말이죠.
자주 묻는 질문 (Q&A)
Q. 스트라테라가 없어졌다는데, 지금 먹는 약은 괜찮은 건가요? 괜찮습니다. 오리지널 철수는 순수하게 사업적 결정이었고, 미국 FDA도 "안전성·유효성 문제로 철수한 것이 아니다"라고 공식 판정했습니다. 지금 처방되는 아토목신·환인아토목세틴 등은 같은 성분, 같은 효과입니다.
Q. 콘서타랑 뭐가 다른가요? 뭘 먼저 써야 하나요? 가장 큰 차이는 마약류 여부와 속도입니다. 콘서타는 마약류이고 그날 바로 듣습니다. 아토목세틴은 마약류가 아니고 몇 주가 걸립니다. 효과는 아이에게는 콘서타가 낫고, 성인에서는 통계적으로 무승부입니다. 틱·불안이 함께 있거나, 오남용이 걱정되거나, 마약류라는 점이 부담이면 아토목세틴이 먼저입니다.
Q. 콘서타를 먹었는데 안 들었어요. 이 약도 소용없겠죠? 그렇지 않습니다. 이게 이 약을 쓰는 가장 강력한 이유입니다. 516명을 대상으로 세 약을 비교한 연구에서 콘서타에 반응하지 않은 사람의 약 43%가 아토목세틴에 반응했습니다. 반대로 아토목세틴 무반응자의 42%가 콘서타에 반응했고요. 평균적으로는 콘서타가 이기지만, 한쪽에 실패한 사람의 40% 이상이 다른 쪽에 반응합니다.
Q. 6주째인데 별 효과가 없어요. 그만둬야 할까요? 가장 조급해지는 순간이고, 가장 아까운 순간입니다. 24주까지 추적한 연구에서 8주에 반응률이 5%였던 그룹이 24주에는 48%가 반응했습니다. 그리고 용량을 올리는 건 근거가 없습니다 — 2026년 메타분석에서 이 약은 용량-효과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올리지 말고 기다리는 게 답입니다. 물론 그 판단은 주치의와 함께 하세요.
Q. 오심이 너무 심해요. 가장 흔한 이유로 그만두는 부작용입니다. 대책이 있습니다 — ① 한 번에 먹던 걸 두 번에 나눠 드세요. 연구에서 오심이 32.4%에서 16.4%로 절반이 됐습니다. ② 음식과 함께 드세요. 최고 농도가 37% 낮아집니다. 두 방법 모두 농도의 꼭대기를 깎는다는 같은 원리입니다.
Q. 심장에 부담이 되나요? 맥박은 올립니다 — 솔직히 말씀드리면 비자극제인데도 맥박 상승은 ADHD 약 중 가장 큰 편입니다. 그래서 혈압과 맥박은 정기적으로 재야 합니다. 다만 장기적인 심혈관 사고 위험은 오히려 자극제보다 낮다는 대규모 연구가 있습니다. 심장 질환이 있다면 반드시 알리세요.
Q. 자살 경고가 무섭습니다. 원래 근거는 2,208명 중 5건 대 0건이었고, 완결된 자살은 0건이었으며, 모두 12세 이하에서, 모두 첫 달에 있었습니다. 이후 7,000명 규모 시험 통합과 28만 명 코호트에서 재현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치료 첫 달에는 아이의 기분과 행동을 살펴봐 주세요. 그게 이 경고의 실질적 의미입니다.
Q. 정기적으로 피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허가사항은 루틴 검사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대신 황달, 콜라색 소변, 오른쪽 윗배 통증, 가려움, 이유 없는 몸살 기운이 생기면 바로 알려주세요. 그때 검사합니다.
Q. 우울증약을 같이 먹고 있는데 괜찮나요? 반드시 알리셔야 합니다. 특히 팍실·푸로작은 아토목세틴 농도를 6.5배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못 쓴다는 뜻이 아니라, 알고 조절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Q. 평생 먹어야 하나요? 아닙니다. 최소 1년은 유지하는 게 좋다는 근거가 있지만, NICE 가이드라인은 연 1회 검토와 약을 줄이거나 끊어보는 시도를 권합니다. 실제로 연구자들도 1년쯤 잘 치료된 환자에게는 중단 시도를 제안할 만하다고 했습니다.
Q. 성인인데 이제 진단받았어요. 보험 되나요? 됩니다. 2016년 9월부터 성인 신규 진단자도 급여 대상입니다. 어릴 때 진단받았어야만 되는 게 아닙니다.
💬 전문의 한마디
아토목세틴은 제게 "느린 약, 그래서 오해받는 약"입니다. 콘서타는 아침에 먹으면 그날 저녁에 부모님이 "얘가 오늘 좀 달랐어요"라고 하십니다. 아토목세틴은 그런 게 없습니다. 2주가 지나도, 4주가 지나도 "잘 모르겠는데요"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래서 이 약은 효과가 없어서가 아니라 기다리지 못해서 실패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저는 이 약을 시작할 때 아예 미리 말씀드립니다 — "두 달은 판단하지 맙시다"라고요. 그렇게 약속하고 시작한 분들과, 그냥 시작한 분들의 결과가 다릅니다. 세 가지만 당부드리겠습니다. 첫째, 오심 때문에 그만두지 마세요. 나눠 드시고 밥이랑 같이 드시면 대부분 넘어갑니다. 이 약을 포기하는 이유 1위가 초반 메스꺼움인데, 대책이 있는 부작용으로 좋은 약을 놓치는 게 제일 아깝습니다. 둘째, 효과가 아쉽다고 용량부터 올리려 하지 마세요. 이 약은 올린다고 더 듣는다는 근거가 없습니다. 시간이 답인 약입니다. 셋째, 그리고 이건 부모님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인데 — "마약류가 아니라서" 이 약을 고르는 것 자체는 전혀 부끄러운 이유가 아닙니다. 저는 그 걱정을 아주 많이 듣습니다. 다만 그 이유로 이 약을 골랐다면, 끝까지 기다려주셔야 합니다. 두 달을 못 기다리고 그만두면 결국 아무것도 안 한 게 되고, 그러면 아이는 약도 못 쓰고 시간만 잃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 콘서타가 안 들었다고 이 약도 안 들 거라 지레짐작하지 마세요. 한쪽에 실패한 분의 40% 이상이 다른 쪽에 반응합니다. 첫 약이 전부가 아닙니다.
스트라테라라는 이름은 한국에서 사라졌습니다. 오리지널은 2023년에 공급이 끊겼고, 2025년 1월에는 허가까지 반납했습니다. 시장에서 밀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약은 남았습니다. 그리고 처방은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 이 약에는 다른 어떤 ADHD 약도 갖지 못한 자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약류가 아니라는 것. 틱이 있어도, 불안이 함께 있어도 쓸 수 있다는 것. 끊을 때 서서히 줄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리고 어른에게는 콘서타와 통계적으로 대등하다는 것.
물론 이 약은 느립니다. 메스껍고, 맥박도 올립니다. 완벽한 약이 아닙니다. 하지만 완벽한 약은 없고, 맞는 약이 있을 뿐입니다.
혹시 지금 이 약을 4주째 드시면서 "이거 효과가 있긴 한 건가" 싶으시다면 —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이 약은 원래 그런 약입니다. 그리고 그 기다림이 아까웠던 적이, 제 경험으로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